[4월웹진]나만 알고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무구함과 소보로」 > 홍보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4월웹진]나만 알고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무구함과 소보로」

shymca 19-04-04 15:16 115

3fe0e335c626ab46d616ea73a377de8d_1554358
 

얼마 전, 영화 완벽한 타인을 봤습니다. 맺어진 관계마다 내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를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나는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차갑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사람입니다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완벽하게 타인일 수도 있겠습니다수많은 나의 모습에서 비롯되는 고민들은 임지은 시인의 시집인 무구함과 소보로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선생님은 지은이를 기억합니다.

나는 지은이가 아니지만, 지은이일 수도 있습니다

얼굴 속에 얼굴을 넣고 다녔습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은 매점엘 갑니다

나는 지은이를 들키고 싶지 않아 지은이를 지우고 다른 얼굴을 답니다

 

콩자반을 집어 먹으며 내가 몇 개인지 셉니다

끝까지 세기 어려워 다시 처음부터 셌을 뿐인데 무한히 늘어난 검은 눈동자들이 나를 쳐다봅니다

 

욕실로 달려가 비누로 얼굴을 문지릅니다

표정은 자꾸 손끝에서 미끄러지고 나는 나를 몇 번이나 놓칠 뻔했지만 얼굴들을 잘 씻어 서랍 안에 넣어둡니다

 

수건처럼 개켜진 옆면들, 내가 너인 순간들

함부로 뒤집어 벗어놓은 이 얼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베란다에 가보면 엄가가 내일 사용해야 할 얼굴들을 빨랫줄에 널어두었습니다.

 

-뒤표지 글 전문

 

시인은 인사말만 적힌 책처럼 온 몸을 뒤져도 할 말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면서도, 어떤 때는 꿈속에서도 시인이어서 쉴 새 없이 시를 써내려가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있기는 싫고 / 혼자 있기는 더 싫어서여러 명의 나를 겹쳐 입습니다. ‘어른인 나와 아이인 내가 / 조금 다른 속도로 동시에 걷고 있둘 중 누가 먼저 문을 빠져나갈지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

 

 

나는 매일 다른 나와 마주쳤다 / 자주 너답지 않아,라는 말을 들었다 / 나다운 게 뭐지? 생각하는 동안 다섯 명이 되었다

 

-내가 늘어났다중에서

 

 

시인은 긴밀하게 부서지는 관계들을 겪으며, 고민하고, ‘조금씩 손상되어갑니다. 나야 하고 부르면 , 너야라고 대답해줄사람을(어쩌면 내 모습을) 찾지만 복숭아와 오이와 오렌지가 동시에열린 나무처럼 서로 엉켜 있어 잘라낼 수 없습니다. 이제 그만 다른 것이 되고 싶지만, 벌컥 누군가 나를 열고 들어올 때 마다 타인의 영향 아래 있는 얼굴을 바꿔야합니다. 나의 본 모습은 비린내가 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워서, ‘늘 진심이 모자란 사람이 됩니다. 이 시집은 너무나 많은 로 살아가고 있을 우리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아직도 당신입니까?

 

-도서관사용법중에서

 

 

-시흥YMCA 실무자, 김형석

 

 

 

댓글 0

접속자집계

오늘
98
어제
101
최대
255
전체
15,183
shymca_bw
단체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시흥YMCA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